
지난 주말, 북촌의 푸투라 서울에서 재미있는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고 해 다녀왔습니다.
바로 레픽 아나돌의 <지구의 메아리 : 살아있는 기록보관소>라는 전시회입니다!
레픽 아나돌은 터키 출신의 미디어 아티스트로
주로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작품을 선보이는 작가입니다.
인간과 기술의 관계를 탐구하고, AI 데이터를 시각화한 몰입형 설치 작품으로
크게 주목받은 작가이기도 합니다.

전시가 열리는 '푸투라 서울(Futura Seoul)'은 서울 북촌에 위치한 대형 전시 공간으로
전통과 현대 미술의 융합을 목표로 설립되었다고 합니다.
건물의 독특한 구조와 감각적인 인테리어가 굉장히 인상 깊었는데요.
시간적 여유가 있다면 푸투라 서울의 내부도 천천히 둘러보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안내데스크 직원분께서 3층의 옥상정원을 추천해주셨는데
다음 일정때문에 시간이 빠듯해서 못둘러보고 나온 게 너무 아쉬워요 ㅠㅠ

* * *
전시회장에 입장하기 전, 직원분께서 신발 주머니를 주시는데요.
전시회장은 신발을 벗고 입장하셔야 됩니다.
(그리고 바닥이 거울로 된 공간도 있으니 치마를 입고 가신다면 불편하실 것 같아요!)
작품은 전시 공간의 전체를 활용해서 진행되었는데요.
바닥부터 천장까지 모든 곳이 작품의 일부였습니다.

벽면 전체에 미디어 아트가 설치된 공간도 있었고,
바닥에 누워 천장을 바라보면서 즐길 수 있는 공간도 있었습니다.
감상은 자유롭게 앉아서 서서 즐기셔도 되고,
앉거나 누워서 즐길 수 있도록 쿠션도 준비되어 있었어요.

* * *
몰입형 영상 체험 전시는 저에게 다소 생소한 장르였는데요.
방 전체를 둘러싼 대형 스크린을 통해 거대한 영상물을 감상하는게
신선하고 재미있었습니다.
작품과 거리를 두고 감상하는 느낌보단
거대한 작품 그 자체에 들어와 있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데이터도 아름다을 수 있다
다양한 AI 데이터를 바탕으로 예술이 탄생하는 장면은
신기하면서도 묘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데이터의 시각화에 대해서는 단 한번도 생각해 본적이 없었는데
새로운 영역의 예술을 보게 된 것 같아 즐거웠습니다.
우리의 현실(물리적 세계)가 디지털 세계로 재해석되는 장면도 꽤 인상깊었는데요.
저는 개인적으로 묘사된 자연에 대해서 무언가 빠진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명확하게 콕 짚어서 표현할 순 없지만, 굳이 추려보자면 경외심이나 공포감을 들고 싶어요.
인간이 자연을 보는 시선에는 많은 감정들이 담겨 있지만
저는 그중에서도 압도적인 생명력에 대한 경외심,
인간의 힘이 닿지 않는데 오는 공포감이 중요한 감정이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제가 감상한 디지털 예술에는 저러한 섬세한 감정은 찾아볼 수 없었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 자체가 이 예술작품의 의미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전시 관람을 마치고 함께 동행했던 친구들과도 감상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는데
다들 다른 관점으로 작품을 보고 느꼈더라고요.
동행인들과 함께 전시를 둘러보시고, 북촌 주변거리를 산책하며
감상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다면 좋은 시간이 될 것 같아요.
전시는 12월 8일까지 계속 된다고 하니,
관심있으신 분들은 꼭 방문해 보시길 추천드립니다.
그럼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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